[앵커]
K-팝과 K-드라마, K-문학 등 한류를 이끄는 우리 문화 저변에는 세계 최저 수준의 문맹률과 엄청난 교육열을 바탕으로 하는 독서의 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.
그런데 지난해 성인 남성 60% 정도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.
어떻게 된 일인지, 박순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[기자]
1981년 문을 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서점입니다.
점심시간을 이용한 직장인들과 독자들이 서고 사이를 분주하게 움직입니다.
그러나 마음은 있지만, 실제로 서점을 찾거나 책을 주문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.
[교보문고 광화문점 이용객 : 평소에 책 볼 시간 많이 없는데 오늘은 시험이 끝나서“ “이것저것 사다 보면 돈이 다 없어져서 책 사기가 좀 꺼려지죠“ 주말에는 조금 시간이 나서 그나마 오는 거죠.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책 볼 시간이 없어요.]
이러다 보니 실제 책 판매의 기본이 되는 독서율은 10년 사이에 반 토막이 났습니다.
종이 책을 기준으로 성인 남성 10명 가운데 6명 이상 꼴로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.
소득이 낮을수록 더 책을 읽지 않아 문화 빈부 격차도 여전했습니다.
그래서 왜 책을 읽지 않는지 물었습니다.
일이나 공부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다, 스마트폰이나 TV 시청 등으로 바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. 책 읽는 습관이 부족하다는 답변도 뒤를 이었습니다.
그러나 도서 출판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.
해마다 6만5천 종 안팎이 서점에 풀리는데 인구가 2배 이상인 일본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조금 모자라는 수준입니다.
적어도 좋은 책이 없거나, 읽을 책이 없어서 책을 멀리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.
[채웅준 / 대한출판문화협회 연구위원 : 미디어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, 책의 경쟁 미디어가 늘어난 점을 들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사회가 굉장히 사회적, 경제적 속도가 빠른 사회이기 때문에, 조금 여유롭게 즐겨야 할 책 문화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가치, 사회적 의미가 부여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(생각합니다.)]
그나마 다행인 건 20, 30대 젊은 층의 독서율은 꾸준히 70% 안팎을 유지하고 있습니다.
전자책이나 오디오-북 같은 새로운 독서 매체의 이용도 크지는 않지만,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.
[유인촌 /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: (독서율을 올리기 위해) 좋은 작가가 많이 나와야 하고, 출판사에서는 정말 좋은 책, 읽힐 만한 책을 선정하고 출판을 해야 하고, 그것이 판매 유통될 수 있도록 그런 시스템을 잘 정리해줘야 하고, 이런 것들을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.]
정부는 독서진흥 기본계획에 따라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이 배도록 돌봄교실이나 초등학교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.
독서 동아리나 소외계층, 출판사 지원 등도